가끔 주일 대표기도를 하시는 분의 기도를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교회 기도를 할때 교회 앞에 붙는 수식어로 인해 그날 기도가 은혜로울 때도 있고, 때로 참 민망할 때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수식어 하나 잘못 썼기로 그 기도를 받지 않으실리 없지만, 대표기도는 말 그대로 회중을 대신해서 기도하는 것이기에 모범적인 기도의 샘플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적절한 수식어 혹은 부사 하나가 기도 분위기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 예로 우리는 자칫 ‘이 교회’라는 말을 쓸 때가 있습니다. “주님, 이 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 .” 그런데 이 교회라는 말은 때로 자신과는 상관없는 어느 다른 교회를 지칭하는 기도로 들려집니다. 마치 옆에 사람을 세워놓고 “이 사람이 이랬습니다” 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기에 교회를 지칭할 때는 ‘우리 교회’ 혹은 ‘주님의 교회’라는 말이 훨씬 좋습니다. ‘당신의 교회’라는 말도 사실은 적합지 않습니다. 물론 존칭격으로 ‘당신’이라는 말을 쓰기도 하지만, 아버지를 앞에 두고, 아버지를 향해 ‘당신’이라는 존어를 쓰는 자식은 없습니다. ‘당신’이라는 말은 아버지를 회상하거나 ‘제 3자’에게 아버지를 지칭할 때 쓰는 말로 적합합니다. 아버지를 앞에 두고 자기 입으로 그 아버지를 향해 ‘당신’이라는 말은 쓰지 않습니다. 개인기도는 몰라도 대표기도로는 적절치 않은 이유입니다.
더 좋고 적절한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순종의 연습입니다. 분명 더 나은 방법이 있음에도,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것은 고집입니다. 기도의 표현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좋은 표현, 더 적절한 수식어가 있다면 굳이 안 쓸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아직 맘에 없는데 어떻게 씁니까?” 하면 할 말은 없지만, “ 사랑한다고 자꾸 얘기하면 사랑스러워 지더라”는 옛 어른들 말처럼, 때로 선(先)고백이 후(後) 실천을 가능케도 합니다. '우리 집' '우리 교회' '우리 장로님' '우리 전도사님'. . . 참 듣기도 좋고, 때로 그렇게 불러준 분이 정겹기까지 합니다.
이런 면에서 목사의 마음도 별게 아닙니다. 저를 위해서 기도하실 때 “주님, 장 목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혹은 이름까지 다 열거하며 “주님, 장찬영 목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라고 까지 하면, 마치 저는 제가 외부강사같은 생각이 들고, 괜히 멀게까지 느껴집니다. 그냥 간단하게 “우리 목사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라는 말을 들으면 기도하다가도 고마운 마음에 그분을 한 번 더 쳐다봅니다. 수식어 한 마디가 목사를 외부강사에서 동역자같은 친밀감의 관계로 끌어 올리고, 함께 기도하는 회중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줍니다.
아직 '우리교회' '우리목사'라는 말이 어색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리고 워낙 이런 애교스러운(?) 말을 쓰면 닭살이 돋으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친근한 말 한마디에 기도하는 모두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져 밝아진다면, 아니 철없는 목사의 마음까지 격려가 된다면 큰 맘 먹고 한번 써 주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왕에 대표기도 얘기가 나온 김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대표기도자는 기도를 꼭! 써 가지고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설교자가 설교를 써서 오는 것처럼, 기도자도 써서 기도하셔야 합니다. 좋은 기도는 준비된 기도입니다. 준비되지 않은 기도는 본인도 알고 듣는 사람도 압니다. 오래 믿은 사람일수록 준비하지 않는 경향이 많습니다. 마치 설교하듯이, 혹 성경말씀까지 인용하며 하지만, 같은 말을 계속합니다. 그저 담백한 고백과 간구만 있으면 족합니다. 준비된 기도는 예배를 살립니다. 쓴 기도가 더 큰 감동을 줍니다.
이왕 기도하는 것, 더 좋고, 더 적절한 방법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신앙생활의 원리가 다 이와 같지 않겠습니까? 기본이 튼튼한 교회, 좋은 교회입니다.